밤에는 왜 시간이 잘 가는 것일까....

2005/05/24 01:23
희한하네~~~

밤만 되면 시간이 너무 잘 간다.

낮에 가는 시간의 속도 2배쯤 되는 것 같다.

일단 밤 10 - 10:30 쯤에 시간을 보구,

민이랑 밥 먹으면서 TV 좀 보구 나면 12시가 넘어있고,

컴터를 켜고 인터넷을 조금 하다 시계를 보면

새벽 2시는 가뿐히 넘고,

야참으로 민이랑 국수 같은 거 만들어 먹고, 씻고, 침대에 들어가면 새벽 4시는 기본.

이메일 체크해주고, 플젝 점검 좀 하다 보면 새벽 6시가 다가온다.

그러면,,,

억지로 누워서 잠을 청하구.

야심만만에서 코카콜라의 CEO가 신년인사에서 한 이야기라며 그런 야글 하던데...

타야할 버스, 기차를 놓친 사람에게 1분의 중요성을 물어보고,
방금 교통사고를 면한 사람에게 1초의 중요성을 물어보라구...


1분 1초를 내가 잘 사용하지 못해서 이렇게 시간이 잘가나?

Time management 책이라도 한번 읽어봐야할까보다.

시원~~한 모밀국수

2005/05/23 18:15
모밀국수를 좋아하게 된 건 대학교 3학년때부터다.
학교 조흥은행 골목 끝에 있었던,
그때 당시로는 흔하지 않았던
캘리포니아롤과 태국계통 음식 전문점.

뭘 모르던 그때, 다른 음식을 시켜볼 틈 없이
너무나 좋았던 캘리포니아롤과 모밀국수만 시켜먹던 그곳.
작년에 한국갔을때보니 여전히 있더라.
수갱이랑 롤을 시켜먹었는데,,,
역시...추억의 맛은 안나더라. 모밀국수도 없었구...

여튼.....!!!!
여름만 되면 시원한 면 종류가 땡기는데,
요즘 날씨가 좋아지니,
이 모밀국수가 너무 좋아지네~



면이랑 소스는 장터국수 북청 모밀국수.
국물이 나한텐 좀 짜기때문에 얼음을 많이 갈아넣으면 간이 맞고 시원하다.



쫄깃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 너무 좋다.
가끔 알싸하게 느껴지는 고추냉이까지..^^;

인생은 세권의 책..

2005/05/23 04:37
사람은 일생동안 세권의 책을 쓴다.

제1권은 과거라는 이름의 책이다

이 책은 이미 집필이 완료돼 책장에 꽂혀있다.

제2권은 현재라는 이름의 책이다

이 책은 지금의 몸짓과

언어 하나하나가 그대로 기록된다.

제3권은 미래라는 이름의 책이다


그러나 셋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2권이다

1권이나 3권은 부록에 불과하다.

오늘을 얼마나 충실하게 사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인생은 연령에 따라 각기 다른 키워드를 갖는다.

10대는 공부

20대는 이성

30대는 생활

40대는 자유

50대는 여유

60대는 생명

70대는 기다림으로 채워진다.


돈을 벌려면 투자를 해야하는 것처럼

내일을 벌려면 오늘을 투자해야 한다.

과거는 시효가 지난 수표이며

미래는 약속어음일 뿐이다.

그러나 현재는 당장 사용이 가능한 현찰이다.


오늘 게으른 사람은 영원히 게으른 것이다

오늘은 이땅위에 남은 내 삶의 첫날이다.



하긴..나도 현찰이 젤루 좋다!!!
근데,,,오늘 게으른 사람은 영원히 게으른 것이다,,,란 말...
꽤나 와서 꽂힌다. 험.험.

'마곡사의 고양이'를 아십니까?

2005/05/19 17:06
'선의 나침반'이라는 책에

숭산스님이 마곡사에서 원주스님으로

계실 적의 일화가 실려 있습니다.

마곡사에서는 두부를 많이 만들어서 창고의

커다란 나무 물통안에 담가 두었습니다.

그리고 창고를 잠그는데

두부가 한 모 두 모씩 사라졌습니다.

이상한게 들어갈 수가 없는데도

두부가 사라지고

그것도 꼭 한 모나 아니면 두 모씩 사라진다는 거죠

절에선 귀신의 소행이라는 소문까지 돌 정도로

분위기가 흉흉해졌습니다.

그래서 숭산스님이 밤중에 보초를 서기로 하셨습니다.

몰래 숨어서 보초를 서는데

한참후에 검은 그림자가 보입니다.

그런데 그건 바로 고양이 한 마리였습니다.

창고에 난 틈으로 들어왔던 것이었죠

고양이는 들어와선 나무통 옆에 앉습니다.

그래봐야 두부를 먹을 수는 없었지요.

그 나무통은 너무 크고 깊어서 고양이가

어찌할 수가 없는 것이었으니까요

고양이는 그저 그 자리에 꼼짝도 않고 앉아

두부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두부만 뚫어져라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흐르고 두시간이 흐르고

몇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즈음...

놀랍게도 물 밑에 가라앉아 있던 두부 덩이 중에서

한 모가 물위로 스르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고양이는 날쌔게 앞발로 낚아채선

냠냠 맛있게 먹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숭산 스님은 정말 큰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고양이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잠겨 있는 두부가 저절로 떠오를수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 고양이는 오직 의식을 두부에만 집중했으며

두부가 먹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것입니다.

그 생각에 한치의 의심도 품지 않고

집중을 하니 결국 두부가 저절로 물위로 떠오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야말로 '오직 한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동물의 세계를 보면 사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사자는 게으릅니다.

하루에 20시간을 잡니다.

사바나에서 사자는 그야말로 뒹굴뒹굴~~~

하지만 사자가 사냥을 할 때를 본 적이 있으십니까

사자는 목숨을 걸고 온 힘을 다해

먹이감을 향해 달려듭니다.

자기의 영토가 하이에나 무리에게 침범을 당했을 때

사자는 그야말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침입자들과 싸웁니다.

온 힘을 집중해서 처절하게 싸웁니다.

때로는 정말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자는 죽을 때 죽더라도 절대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마곡사의 고양이와 사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는 겁니다.

마곡사의 고양이는

'야, 내가 이런다고 두부가 뜰까, 괜히 헛고생이나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게 분명합니다.

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하루의 대부분을 뒹굴거리지만

나머지 네 시간과 비상시에

사자는 모든 의식을 집중해서 싸웁니다.

저기 있는 먹이감을 보면서

"나, 요새 살 쪘는데 쟤 보니까 날씬한게 빠르겠네

해봐야 별 성과도 없겠는데 그냥 일찌감치 포기하자"

이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싸울 뿐입니다.

조용히 풀숲에 숨어있는 사자는 마치 호흡을 아예 멈춘 것 같지만

단지 먹이감을 덮칠 기회를 엿보느라 모든 의식을 집중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그러다 사자는 바로 뛰어나갑니다.


우리는 참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하지 않아도 좋을 걱정까지 앞당겨 하며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아예 하고 싶은 일을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하면서도 의심합니다.

내 목숨과 영혼을 모두 걸수 있습니까

그럴 자신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하십시오.

증산은 구한말 수많은 이적을 일으킨 성자입니다

그 증산이 구한말 면암 최익현이 의병을 일으켰을 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면암은 본래 재질이 부족하나 그 혈성에

천지의 신명들이 감동을 받아 도와주어 이렇게

의병이 크게 일어난 것"이라고요.

이게 바로 일심의 힘입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그의 순수하고 지극한 정성에

천지가 감복하여 도와준다 하였습니다.

그 우국충정의 간절함이

그 자신의 재능과 운명의 한계까지도 뛰어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증산은 또 그런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세상에 성공이 없는 것은 일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일심하면 안되는 일이 없으니 너희는 매사에 일심하라 하셨지요.

증산이 말한 일심이란게

바로 마곡사의 고양이의 그 마음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마곡사 고양이의 마음이십니까?


내 목숨과 모든 것을 걸어 일심으로 행한다는 거...
정말 멋지고 본받아야 할 삶의 자세다.
한때 그리도 목말라했던 '치열한 삶'과도 통하는 것이고.

그러나...........

지금의 나의 문제는,
모든 것을 걸고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데에 있다.
무엇이 문제인걸까?

모든 일에 정심으로 혼력을 다하다 보면,
그런 맘으로 하고 싶은 일도 생길까?
너무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고 살아서
하고 싶어 안달이나는 일도 안생기는 걸까?

한번 열씸히 해봐야겠다. 이젠.

한줄메모 플러그인 설치

2005/05/18 20:46
홈페이지가 심심해보여서 한줄 메모 플러그인을 설치해보았다.
과정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는데,
제대로 설치가 안되어서 2시간정도 삽질을 한 것 같다.

삽질을 통해 알아낸 버그...or 이슈...
한줄메모가 방명록의 덧글쓰기 기능을 이용한 것이라서
메모를 한줄 남길때마다 방명록의 첫번째글의 답글로 계속 저장이 된다.
그런데, 이미 내가 첫번째 글의 답변을 달은 경우...
그리고 그글의 길이가 20자를 넘기거나 여러가지 문자가 들어있는 경우,
예를 들어 escape character라든가...
그럴때 한줄 메모에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난 이미 첫번째 글에 긴 리플을 달아놨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던 것.
결국, 그 답글을 짧게 고침으로 해결을 봤다.


메모설치는 다음을 참조.

http://firejune.com/rserver.php?mode=tb&sl=427

베이컨 매운 볶음

2005/05/18 18:29
가끔은 요리이름 짓는 것이 참 쉽다는 생각이 든다.
메인 재료와 소스, 요리방법만 나열하면 요리이름이 되버리니 말이다. ^^;;
제육볶음이랑 거의 같은데, 돼지고기가 없을때 해먹기에 좋다.



1. 베이컨 반팩을 적당한 크기로 가위로 자른다.

2. 고추가루 1T, 설탕 1t, 요리당 1t, 생강 1t, 참기름 1t, 요리술(청하) 1T를 양념이 잘 베도록 베이컨과 잘 주물러준다.

3. 달군 팬에서 잘 볶아준다.

4. 파송송 넣어준다.



잡담
- 베이컨에 이미 간이 되어있어서 간장은 필요없다.
- 미국에서 뭔가를 살때 항상 확인하는 것이 sodium...베이컨도 12% 이상은 너무 짜니까, sodium이 12%이하인 걸 고르는게 좋다.
- 돼지고기보다 베이컨이 더 부드러워서 제육볶음 해먹기에 더 좋다.

** 사진을 오랫동안 안찍었더니 손의 흔들림이...쩝..-_-;;

화끈화끈 부추김치

2005/05/18 18:29
부추김치가 왜 화끈거리냐구?
Naver에서 찾아보니 부추가 몸을 덥게 하는 보온효과가 있어서
몸이 찬 사람에게 좋으며 상식하면 감기도 예방한다네.

이렇게 좋은 건 줄 모르고 사서 냉장고에 밖아뒀으니...
사실 부침게 하려고 샀는데,
산지 일주일이나 되서 김치로 변신.
이전에 한번 된통 망한 적이 있어서 꺼려했던 부추김치인데,
이번에 정말 성공했다.
밥 한 그릇 혼자 뚝딱했으니...
까먹기 전에 레서피를 써놔야겠지? ㅋㅋ



1. 부추는 깨끗하게 다듬어서 씻어놓는다.

2. 풀을 만든다. 이 풀이 야채들의 풀냄새(?)를 없애준다는데...
만드는 법은 물 1/4컵을 끓이다가 찹쌀가루 1T넣고 풀어주기. 찹쌀가루 없으면 밀가루도 가능.



3. 풀에다가 고추가루 6T, 멸치액젓 4T, 설탕 1과 1/2T, 참기름 1T, 마늘 1T, 깨 1T 넣고 양념을 좀 불린다.

4. 양파 반개 채 썰어놓은 것과 부추에 양념을 넣고,
살살...그러나 확실히 양념이 골고루 묻게 무쳐준다.

5. 한번 먹을 분량씩 부추로 말아서 넣어놨는데,,이건 당연 옵션. ㅋㅋ



민이 학교 간 사이에 혼자서 부추김치랑만 밥 한그릇 뚝딱 먹어버렸다.
고추가루가 많이 들어간 탓도 있지만,
양파 때문에도 꽤나 매웠다.....하지만!!!
난 그런 맛이 느무~좋아. ㅋㅋ

이전 홈피의 요리 옮기는 중~~

여자, 정혜

2005/05/18 18:29


감독 이윤기
출연 김지수 / 황정민

여자, 정혜...
"친구를 사귀는 과정과 같은 영화" 라고 표현하고 싶다.

사람을 사귀는 데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지만, 대부분이
첫눈에 호감이 생겨서 친해지려고 노력하거나
첫인상과는 다른...
의외의 모습들을 발견하거나...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던 그 사람을...
점점 그 사람의 과거와 생각을 알게되면서 이해하게 되는..
그래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여자, 정혜는 후자와 같은 영화다.
처음엔 너무나 지루하고, 평범하고..
그런 사람이라고 그녀를 평가해버렸으나
보통 사람들의 범위를 벗어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보여주는 그녀..

정혜의 과거 조각을 잠깐식 보면서
이런 그녀를 이해하게 되고,
친구가 되버린다.
그녀의 감정에 동감하고,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말이 많지 않지만, 너무나 세심한 그녀이기에
그녀의 눈동자의 흔들림과 그 눈동자가 향하는 방향을 같이 보며
그녀를 이해하려 노력하게 된다.

너무나 평범하고, 지루하고, 사실같은 영화 초반부에 느꼈던..
영화를 꺼버리고 싶다는 유혹에 저버렸다면,
정혜라는 여자를 절대 알지 못했을거다.

살아가면서...
그렇게 이해하지 못하고,
알기를 거부하면서 지나쳐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엔 너무 세심해서,
오히려 세상에 무반응으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어 주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는 주의인 나로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보고나서 '정말 아닌 영화'라고는 말할 수 없네.
개인취향에 따라 정말 '수작'일 수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재미없는 영화'일 수도 있겠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2005/05/18 18:28


한국 / 2004.02.05 / 전쟁,드라마,액션 / 145분

감독 : 강제규
출연 : 장동건, 원빈, 이은주, 공형진, 장민호

[줄거리]

1950년 6월.. 서울 종로거리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진태’(장동건)는 힘든 생활 속에도 약혼녀 ‘영신’(이은주)과의 결혼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동생 ‘진석’(원빈)의 대학진학을 위해 언제나 활기차고 밝은 생활을 해 나간다.

6월의 어느 날,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다는 호회가 배포되면서 평화롭기만 하던 서울은 순식간에 싸이렌 소리와 폭발음, 그리고 사람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해진다. 이에 , 남쪽으로 피난을 결정한 ‘진태’는 ‘영신’과 가족들을 데리고 수많은 피난행렬에 동참하지만, 피난열차를 타기 위해 도착한 대구역사에서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말려들고 만다. 만 18세로 징집 대상이었던 ‘진석’은 군인들에 의해 강제로 군용열차로 오르게 되고 ‘진석’을 되 찾아오기 위해 열차에 뛰어오른 ‘진태’ 또한 징집이 되어 군용열차에 몸을 싣게 된다.

평온한 일상에서 피 튀기는 전쟁터로 내 몰린 ‘진태’와 ‘진석’은 훈련받을 시간조차 없이 국군 최후의 보루인 낙동강 방어선으로 실전 투입이 되고 동생과 같은 소대에 배치된 ‘진태’는 동생의 징집해제를 위해 대대장을 만나게 된다. 대대장과의 면담을 통해 동생의 제대를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된 ‘진태’는 그 무엇보다 동생의 생존을 위해 총을 들며 영웅이 되기를 자처하는데.. ‘진태’의 혁혁한 전과로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는데 성공한 국군은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드디어 북진을 시작한다.

애국 이념도 민주 사상도 없이 오직, 동생의 생존을 위한다는 이유 하나로 전쟁영웅이 되어가고 있는 ‘진태’와 전쟁을 통해 스스로 강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진석’은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며 승승장구 평양으로 향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운명의 덫이 그들 형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단지 살아서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었던 두형제..
평온한 일상의 감사함을..
전쟁의 참혹함과 이념의 부질없음을..
일깨워준 영화다.

블랙호크다운이 처참하고 사실적인 전쟁신으로
보는 내내 영화보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태극기를 휘날리며는 역시나 참혹한 전쟁이지만
좀더 개인적이고 인간적으로
보는 내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전쟁영화에서의 적은
적어도 얼굴색과 말이 다른..나와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존재지만,
우리나라 전쟁영화에서의 적은
나와 같은 말, 같은 얼굴을 가진...
어쩌면 즐거운 추억을 같이 했던 친구이고,
가장 사랑하는 가족, 형제일 수도 있다는 점이 틀리다.

강제규 감독이 정부의 지원(군복, 무기, 비행기등)을 받을 수 있었는데
정부의 요구를 거절해서 영화에 돈이 무진장 많이 들었다는데,
CG로 처리한 비행기신과 효과들이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울러진 것 같다.
내 생각이지만, 군이 좀더 이념적인 색깔을 넣어달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영화를 보고 나서
이념이라는 게 얼마나 무고한 사람을 잡는 덧없는 것인지
그거 하나 똑바로 알게 해준다.

아직도 영화의 여운으로 가슴이 조금 답답하다.
난 영화보면서 먹먹하던 마음을 결국 울음으로 풀어냈지만,
50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형을 기다리던..
이제는 사라져가는 전쟁세대들의 가슴은 어떻게..누가..풀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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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파이터

2005/05/17 17:26


[관련인물]
감독 : 양윤호
배우 : 양동근, 히라야마 아야, 가토 마사야, 정태우, 정두홍

[줄거리]
대한민국 전체가 암흑이던 때 세상은 세 부류였다

일본인, 일본이 기르는 개, 개만도 못한 죠센징
한국인이 일본인을 위한 종처럼 여겨지던 일제시대, 소년 최배달은 머슴 범수를 통해 택견을 배우며 강한 파이터의 꿈을 키운다. 그러나 독립운동에 연류된 범수가 자취를 감추고 스승을 잃은 배달은 비행사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항공학교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상상을 넘어선 차별 뿐인데,,,


시대를 딛고 세상의 심장을 향해..

그의 도전은 역사가 되고 역사는 신화가 된다
죠센징이라는 차별에 대한 분노로 교관을 때려눕히는 배달. 그러나 맨 손의 그에게 사무라이의 후예인 가토대위가 살기어린 진검을 겨누고 배달은 칼날에 등을 보인 채 도주하고 만다. 방황하던 그에게 어린시절 정신적 스승 범수와의 기적 같은 만남은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한 전환점이 되어주지만 야쿠자에 의해 살해당한 그의 주검 앞에, 자신의 무능 앞에, 다시한번 부서지고 만다. 힘없는 정의도 무능이요.. 정의 없는 힘도 무능임을 깨달은 그는 입산수련을 결심한다. 문명과 담을 쌓은 혹독한 수련! 처절하리만큼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 모든 고통을 견뎌내며 그는 시대를 향한 도전을 준비하게 되는데,,,,




처음 영화를 보고 약간의 실망감이 자꾸 들었다.
왜?
아마도 좀더 강인하고 영웅적인 모습의 최배달과
애국적인 모습을 바랬던 듯하다.
일본 폭력배의 칼날 앞에서 오줌을 저리던 모습이나
쉽게(?) 격투를 포기하던 모습..
그리고 결국 그가 산에서 수련했던 책은 일본의 최고 무사의 책이었다는 점들이
내가 외면하고 싶던 모습이었던 듯.

하지만,,,
그 모습들이 오히려 인간적이고 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들을 자신 안에서 품어 안고
싸우는 게 진정 강한 인간이란 생각도 들었다.

<나는 싸우는 것이 두렵다. 맞는 것이 두렵고, 지는 것이 두렵다. 싸우다 죽는 것보다, 불구나 폐인으로 살아남을까봐 더욱 두렵다....>

그럼에도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싸웠던 사람...
대전을 할때마다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지만..
죽었을때, 지저분한 내의를 보이고 싶지 않아 씻고 또 씻던..
최배달은 강하고 아름답다.

배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양동근을 캐스팅한 건 정말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양동근이 아니라면 설경구..
그 둘 밖에 최배달역을 제대로 해낼 사람은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양동근이 떴다는 '네멋대로 해라'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없지만,
이 영화를 보고 그 드라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양동근보다 내가 더 끌린건 아재 '범수'의 캐릭터이다.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고, 힘없는 정의는 무능이다>

라는 범수 아재의 말이 시대상황에 맞게 가슴에 꽂혔다.
.
.
.
네이버에서 영화평을 검색해보니 의외로 악평들이 많았다.
아마도 같은 실망감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난 이 영화가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양동근의 멋진 액션과 연기...
(못생긴 사람의 매력이 더 설렐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나 할까..*^^*)
이쁜 일본 여배우의 연기...
만화같지만 호쾌했던 액션씬들...
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고뇌..

마지막으로....
엔딩씬에 최배달이 소와 싸우는 걸 보고 너무 어이없어 했는데
그게 사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그 허구같던 만화같던 액션씬들이
정말 진짜 그렇게 싸웠던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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